혈액투석은 망가진 신장을 대신해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말기 신부전 진단을 받은 많은 환자가 혈액투석을 앞두고 두려움을 느낀다. "투석을 시작하면 신장이 회복될까?",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지?", "일상생활은 가능할까?" 등 궁금증도 많이 생긴다.

이에 혈액투석 치료 시작 시기부터 준비, 진행 과정, 일상 관리까지 내과 전문의 구은희 원장(구완서내과의원)과 함께 종합적으로 알아본다.

혈액투석은 왜 꼭 필요한 건가요?
우리 몸의 신장은 노폐물과 수분을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합니다. 신장 기능이 10% 이내로 떨어지는 '말기 신부전'이 되면 이 기능이 거의 멈추게 되어 몸에 수분과 노폐물이 쌓여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액투석은 망가진 신장을 대신해 체내 노폐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치료입니다.

투석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나요?
일반적으로는 신장 기능 수치인 사구체 여과율이 10~15% 미만일 때를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에 몸이 붓거나 숨이 차고 피로감, 구역·구토 등의 요독증 증상이 있을 때 투석 시작을 고려하게 됩니다.

따라서 신장 기능 수치와 증상, 그리고 환자의 나이, 기저 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적절한 시기를 선택합니다.

투석을 하게 되면 망가졌던 신장을 다시 되돌릴 수 있나요?
안타깝게도 투석은 망가진 신장 기능을 다시 되돌리는 치료는 아닙니다.

투석의 목표는 몸 안에 있는 수분과 노폐물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입니다. 만성 신부전으로 투석을 시작하셨다면 이식을 받지 않는 이상 투석 치료는 지속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투석 치료를 지속하고 꾸준히 관리하시면 충분히 건강한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혈액투석을 앞두고 꼭 해야 하는 준비가 있나요?
혈액투석을 하려면 충분한 양의 혈액을 빼고 넣을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합니다. 이것을 '동정맥루'라고 합니다. 따라서 팔에 있는 정맥과 동맥을 연결해서 혈관을 굵게 만드는 수술을 미리 받으셔야 합니다. 이 동정맥루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원활한 혈액투석이 가능합니다. 보통 투석 시작 2~3개월 전에 수술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혈액투석실에 가면 어떤 순서로 투석이 진행되나요?
1. 투석실에 도착해 체중을 잽니다.
2. 침대에 누우면 간호사가 동정맥루에 바늘 2개를 꽂습니다.
3. 투석기가 가동되면 기계가 혈액을 걸러 다시 몸으로 넣는 과정이 약 4시간 진행됩니다.
4. 30분에서 1시간에 한 번 혈압을 재고, TV나 노트북 사용도 가능합니다.
5. 투석이 끝나면 바늘을 제거하고 지혈한 뒤 체중을 재고 귀가합니다.

투석할 때 통증은 없나요?
통증은 대부분 투석 시작 시에 바늘을 꽂을 때만 있습니다. 통증에 민감하신 분들은 미리 마취 크림을 처방받아서 바르고 오시면 도움이 됩니다.

이후 4시간 동안에는 대부분 특별한 통증은 없습니다. 간혹 저혈당이나 저혈압으로 어지러움을 느끼실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의료진에게 알리면 상황에 맞춰서 대처합니다.

투석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대부분의 환자는 주 3회 투석이 치료 원칙입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 제한적인 경우에는 '증분 투석'이라는 방법이 적용될 수 있긴 합니다. 증분 투석은 남아 있는 신장 기능과 소변량이 있는 환자에게 초기에 적용하며, 주 1~2회로 투석 횟수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신장 기능이 더 떨어지게 되면 주 3회 투석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혈액투석 비용은 한 달에 얼마 정도 드나요?
건강보험 제도 덕분에 환자분들의 실제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말기 신부전 환자는 산정 특례에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의 본인 부담금이 10%로 떨어지게 됩니다.

1회 투석 비용이 약 1만 5,000원에서 2만 원 정도이고, 한 달에 12회 투석을 받게 되어 달에 드는 비용이 약 20만~25만 원 정도가 됩니다. 여러 가지 의료비 지원 제도도 있기 때문에 비용 때문에 투석 치료를 망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투석을 받으면 직장 생활이나 운동, 여행이 어려워지나요?
혈액투석은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치료입니다. 혈액투석은 주 3회 병원에서 받지만, 나머지 시간 동안에는 충분히 일상생활을 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야간 투석을 하는 병원도 많아서 직장 생활과 병행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여행지 근처의 투석 센터를 예약하시면 여행도 가능합니다. 투석 직후에는 피로할 수 있지만, 꾸준한 운동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투석 환자에게 식단 관리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투석 환자에게서 식단 관리는 치료만큼이나 중요합니다.

나트륨은 부종과 갈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짠 음식과 국물은 피하고, 칼륨이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이나 채소는 양을 줄이거나 데쳐서 섭취하면 부정맥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즈, 우유, 가공식품,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 있는 인은 뼈 건강을 위해서 제한하고, 수분은 투석과 투석 사이에 체중 증가량이 2kg 이내로 조절할 수 있도록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혈액투석을 앞두고 있는 환자분들과 가족들께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혈액투석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입니다. 처음에는 두렵고 막막하시겠지만, 꾸준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충분히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습니다.

투석 시작 후 식사 상태가 좋아지고 요독 증상이 완화되어,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료진을 믿고 식단과 생활 습관을 잘 관리하며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기획= 김다인 건강전문 아나운서